오늘 영재학급 오리엔테이션이 있기에 그곳으로 가게 되었다. 사실 말해서, 이건 영재학급이 아니었다. 정부 직속의 영재학급이 아닌, 지역 공동으로 운영되는 '영재교실'비슷한 느낌이랄까? 그런 모임이다.

나는 집안 사정이 그닥 넉넉치 못하다. 덕택에 학원 한번 제대로 다닐 기회도 없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서 좀더 심화적인 학습을 고려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랬다. 학년부장 선생님 말로는, 올림피아드를 겨냥한 운영을 한다고 해서 나름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그 실태는 더러웠다. 영재교육이라는 것이 창의력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고 말하는 프리젠테이션과 달리 학습내용은 내신 위주로 진행하겠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좋은 대 가게 해준다는 이야기이다. 특별히 굵직하게 뿌리잡힌 계획도 없었다. '교과서에 실린 탐구를 해볼 것이다'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나의 기대는 처참히 무너졌다. 단지 이번에 새로 생기는 입학사정관제를 노린 것이었다. 즉, 껍질만 영재교육이 되버린 것이다. 세계와 경쟁하려면 언어/수학/국어/과학/영어를 모두 잘하는 사람 100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딴건 다 못해도 물리만큼은 기가 막히게 꿰뚫고 있는 과학자 한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시대에, 이런 허접한 영재교육은 절대로 국가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대학이 자신의 간판이 되는 현실, 사교육이 진리가 되는 시대에 사는 우리는 어쩔수 없는 운명을 맞고 있는지도 모른다. 국가에서 자체적으로 좀더 구체화된 영재특화정책이 필요하다.

이런 실태가 끝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영재교육률은 0.5%에 불과하다[솔직히 나도 오늘 오리엔테이션에서 알게 된 내용이지만서도]. 많다고 생각하는가? 미국/일본/중국의 영재교육률은 3% 혹은 그 이상이다. 우리나라는 형편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먹여살리는 것은 윗대가리 10%에 불과하다. 그것들을 발굴해내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는 더이상 발전할 수가 없다.
Tag //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ruelove 2009/04/04 20:51
     addr - mod/del - rep

    우리나라의 대부분이 껍대기뿐인 교육의 현실이죠.
    영재교육 뿐만아니라 뚜렷한 계획을 밀고나가는 곳은 잘 없습니다.
    아니. 제가 한해선 본적이 없습니다. 어디서는 방향이 삐뚤어지죠.
    제 바램은. 이것에 실망하지 마시고 쿠나님이 원하시는걸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힘내요.

  2. BlogIcon irina 2009/04/04 20:56
     addr - mod/del - rep

    저도 영재교육을 4년이나 했지만, 뚜렷하게 머리좀 되는 애들 데리고 뭘 해보려는 선생님이 없으면 소용이 없죠. 그런 선생님들은 또 누가 방해해도 자기 하려는데로 밀고 가고요. 우리나라에 필요한 사람은 그런 교육자가 아닐까 하네요.

  3. BlogIcon Bardisch 2009/04/04 21:08
     addr - mod/del - rep

    헐헐헐헐....
    저도 영재교육을 받고있지만 좀 심하군요...
    지역간의 영재교실이라고는 하지만 너무한거 아닙니까?
    뭐 우리나라 교육 현실이 언제나 그게 그거죠.

  4. BlogIcon 아야세 2009/04/04 21:22
     addr - mod/del - rep

    영재교육부터 따지기 전에
    특성화된 영재들을 무시하고 전과목 평균으로 잘하는 사람을
    최고로 취급하는 우리나라 교육정책이 전 마음에 안들어요...
    뭐 우리나라에 있는 한 벗어날 수 없을테지만 말이죠.

  5. BlogIcon 나나카 2009/04/04 21:27
     addr - mod/del - rep

    우리나라가 그렇죠..뭐..-_-;;

  6. BlogIcon 아하하라 2009/04/04 21:29
     addr - mod/del - rep

    학교는 뭐하는 시설인가요. 대입을 위한건지,학생들을 가두는건지,정말 [공부]를 하려는 사람을 위한건지.

    그래서 저는 전교조 선생님들을 지지하는 편입니다. 다른곳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쪽학교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공부할 권리를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그분들이라..

  7. BlogIcon 궁시렁 2009/04/04 21:59
     addr - mod/del - rep

    오 댓글창의 오버레이 좀 짱인듯?

    뭐, 어쩔 수 없습니다. 고딩때 나 죽었다- 하고 열공한 뒤 해외의 대학으로 튀어야죠. ㅠㅠ

  8. BlogIcon Kael H. 2009/04/04 22:24
     addr - mod/del - rep

    원래 대한민국이 좀 병신인거죠..<<
    세상은 21세기인데 교육은 20세기 교육을 하는 현실

  9. BlogIcon 신호등 2009/04/04 22:28
     addr - mod/del - rep

    남들보다 특출나게 잘 하는 거 하나 없으면서 전과목을 다 잘한다는 죄로 영재되는 현실, 지구과학을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잘 해도 지구과학만 잘 한다는 죄로 병신인증당하는 현실이 바로 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10. BlogIcon Ari.es 2009/04/04 22:42
     addr - mod/del - rep

    영재교육 받는사람이봐도 우리나라 교육은 병맛. ㅇㅇ

  11. BlogIcon 확분 2009/04/04 22:48
     addr - mod/del - rep

    그냥 저처럼 유학을 계획해보심이...

  12. BlogIcon 아크히츠 2009/04/04 22:57
     addr - mod/del - rep

    약간 찜찜한 게 있어서 그런데...
    우리 나라를 먹여살리는 건 1%도 안돼요...;;
    그리고 우리 나라가 이렇게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데
    딴 나라같으면 한 가지만 잘해라고 말을 해요
    왜냐하면 다 잘하는 놈이 정말 없어요
    근데 이 민족은 머리가 잘 굴러가는 건지 눈으로 교과서캡쳐를 할 수 있는 인간이 많은건지 다 잘하는 인간이 많아요
    인구 수로 따지면 미국과 비교해볼 때 비약적으로 많은데, 외국처럼... 이 아니라 우리에 맞는 방식을 검토해봐야된다고 봅니다.
    누구를 따라할 배경이 못돼요

    • BlogIcon 쿠나 2009/04/05 13:26
       addr - mod/del - rep

      따라 안 해도 되지만 안 따라할 필요도 없잖습니까.
      애당시 영재교육이 보편적인 교육도 아니면서 어째서 요따구로 교육시켜야 하는건지. 그게 마음에 안 든다는 소리죠.

  13. BlogIcon 影猫 2009/04/04 23:47
     addr - mod/del - rep

    정말 우리나라 교육은 겉만 번지르르하고, 막삭 그 속은 썩어 문들어져있고...
    결국 결론은 대학 잘 갈 수 있는 방법이죠.

  14. BlogIcon 띠용 2009/04/04 23:48
     addr - mod/del - rep

    우리나라의 영재는 그냥 공부 잘하는 법에 집중하지 정말 영재는 키우지 않는거 같더라구요. 답답한 현실이죠 뭐..

  15. BlogIcon 얄루카 2009/04/05 08:09
     addr - mod/del - rep

    그러기에 저는 이나라가 너무 싫습니다.

  16. BlogIcon Noel 2009/04/05 08:15
     addr - mod/del - rep

    ㅎㅎ 대학학학학학ㅎ갛가학하각하각하가학하갛갛가하갛가

  17. BlogIcon 디파일러 2009/04/05 09:37
     addr - mod/del - rep

    즉 껍대기만 영재 교육이고 속은 창의력은 커녕 더욱 고정관념을 키우는(?) 거근요

  18. BlogIcon lain 2009/04/05 15:06
     addr - mod/del - rep

    영재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유행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천재와 영재이고 세상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수재라고 생각합니다..

    주입식교육이 그 동안 우리나라를 빠르게 성장시킨 힘이 되어왔지만 심도 있는 학문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장시간의 투자와 인내가 필요할 거에요. 차차 좋은 방향으로 나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아..

  19. BlogIcon 케이건 2009/04/06 13:56
     addr - mod/del - rep

    교육이 이 모양 이 꼴인데도 이 정도 먹고 사는 게 정말 한강의 미스터리 ㅇㅅㅇ;;

  20. BlogIcon 김태정 2009/04/07 12:32
     addr - mod/del - rep

    흠..
    내가 영재교육을 받았어야 했는데 ㅋㅋㅋ

  21. BlogIcon ∑Maverick 2009/04/10 19:50
     addr - mod/del - rep

    그저... 학원이 최고임 - ㅅ-
    우린 중학교 때 학교에서 영재교육인지 뭔지
    학년에서 공부 좀 하는애들 모아서 아침마다 공부했는데
    과학이나 수학같은거... 심화
    과학은 마막 개구리 해부도 하고... 짱 재밌었음 ㅎㅎ
    이런게 바로 영재겨육

  22. BlogIcon 학종 2010/05/16 12:32
     addr - mod/del - rep

    교육부는 제발 학생의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합니다.

< 1 ... 393 394 395 396 397 398 399 400 401 ... 832 > Top